골키퍼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오래된 장갑 한 켤레 씩은 있을 것이고, 이 장갑들이 아직 완전히 찢어지지는 않아서 더 쓰고 싶지만 접착력이 완전히 사라져서 새로 한 켤레를 사야 하기에 너무나도 돈이 아까웠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저도 그런 적이 너무나도 많았고, 또 한 켤레마다 1 년은 사용했기에 새로 구매하는 데 돈이 아깝지는 않았지만 점점 쌓여가는 접착력이 완전히 사라진 장갑들을 볼 때마다 '저것들의 접착력을 어떻게 되살릴 수는 없을까' 라는 고민을 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 때 알게 된 것이 바로 이 '글러브글루' 입니다.

글러브글루는 장갑의 손바닥을 위한 일종의 '분무형 접착제' 로, 상품 소개에 기술되었듯이 장갑의 한 손바닥에 이것을 2~4 번씩 뿌리고 둘을 잘 비벼준 후 15 분 ~ 20 분 정도 완전히 말린 후 실전에서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마르는 것 자체는 매우 빨리 마르지만, 적어도 15 분은 말려야 라텍스에 잘 스며들어 접착력과 그립력을 동시에 완벽하게 향상시키게 되지요. 다 말랐다고 해서 너무 빨리 사용해 버리면 글러브글루가 아직 스며들지 않아 슛을 한 번 막자마자 바로 접착력이 사라지게 되기에, 유의해야 합니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확실히 정말 괜찮은 제품입니다. 무려 구매한 지 2.5 년이나 되어 매우 낡았고 라텍스의 가루화가 조금씩 진행된, 접착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제 아디다스 프레데터 FS 얼티밋에 실험을 해 보았는데, 정말로 엄청난 수준의 접착력이 생겼네요. 로이쉬의 유명한 G2 라텍스 수준의 접착력이 생겨, 원 핸드 캐치고 뭐고 완벽하게 구현될 수준입니다.

다만, 글러브글루는 '분무형 접착제' 이다 보니 '모든 날씨에서 성능이 발휘된다' 는 제품 설명과는 달리 비가 많이 오는 환경에서는 글러브글루가 씻겨 나가는 불상사가 생겨, 뿌리나 마나 소용이 없습니다. 비가 아주 조금 오는 수준까지는 괜찮지만, 물에 꽤나 잘 씻겨 나가기에 왠만하면 비가 오지 않는 곳에서만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접착력이 완전히 사라진 아끼던 낡은 장갑 한 켤레에 다시 접착력을 불어넣어주는 글러브글루는 매우 실용성 있는 제품으로, 새 장갑을 계속 지원받는 인기 프로 선수가 아닌 이상 한 병 정도 구입하는 것은 꽤 메리트가 있다고 봅니다. 2 만원이 넘는 가격이 절대로 그리 만만하지는 않고, 양도 120 ml 로 많은 편도 아니지만 1 회 분무시 나오는 양이 그리 많지 않기에 적절히 사용한다면 상당히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뿌린 후 라텍스를 아주 빡빡 문질러 줘야 하기에 그것만으로도 라텍스의 손상을 매우 가속화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 필히 '낡은 장갑' 에만 사용하길 바랍니다. 접착력이 그리 좋지 않은 저렴한 장갑과 이것을 구입해 함께 사용할 생각이라면, 글쎄요. 차라리 그 돈으로 한 단계 더 높은 장갑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많은 도움 되었길 바랍니다.

P.S. 각 골키퍼들의 팀의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분무/건조 후 접착력은 4 시간 정도 유지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공을 막는다면 제품의 효력이 조금씩 떨어지니, 전반전이 끝난 하프 타임 때 필히 다시 한 번씩 분무를 해 주세요.